김준문 감독의 쇼타임 스튜디오에서 작업한 최신 광고입니다. 이 광고에 대한 호평과 혹평이 공존하고 있지만, 제작방식의 다양화란 측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 저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최근 4-5년 전부터 쏟아지기 시작한 유사한 작품과 비교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군요.

이 광고는 한땀 한땀 이미지를 자르고 붙이고 교체하는 방식으로 촬영합니다. 실제 촬영한 이미지를 재배치하여 애니메이팅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애니메이션 촬영보다 기획과 준비, 그리고 타이밍을 포함한 콘티의 섬세함이 작품의 완성도에 더 많은 기여를 합니다.

일련의 실사 이미지를 프레임별로 가위질하고, 재촬영한다고 해서 애니메이션으로 탈바꿈되지 않습니다. 이런 류의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이미지를 애니메이션에 적합한 움직임으로 이해해야 하고, 애니메이션 프레임의 연속성이란 입장에서 이미지를 재해석해야 스톱모션의 맛이 살아있는 작품이 됩니다. 그런데 베가 스마트폰 광고에서는 의아하게 생각되는 몇 가지 실수가 보입니다. (나중에 촬영당일 프로덕션에서 준비해온 이미지를 수정하면서 촬영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상황을 이해했습니다.)

제가 아는 몇몇 스톱모션 스튜디오는 상업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기획단계와는 분리된 하청 시스템과 낮은 견적 그리고 촉박한 제작 일정 때문에 곤란함을 겪었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특히 스톱모션에 대해 어설프게 아는 원청업체라도 만나면 그들의 변덕에 촬영 당일에도 정신을 못 차릴 정도라고 합니다. 스톱모션은 작업 중에 수정이 들어가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아주 사소한 부분이라도 말이죠.

촬영일에 무슨 상황이 벌어졌을지 대충 추측할 수 있는 저로서는 쇼타임 스튜디오의 이번 작품에 이런저런 토를 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특히 광고주에게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놓기로 유명한 김준문 감독이기에 더더욱 말이죠.

아래의 영상은 스튜디오의 독립성을 보장한 상황에서 김 감독이 소규모 예산으로 더 짧은 시간을 투자해 만든 작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