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표 감독과 이희영 감독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콤마스튜디오가 가산디지탈단지로 확장 이전했습니다. 콤마스튜디오는 300평이 넘는 작업 공간과 3대의 모션 콘트롤러를 보유한 국내 유일무이한 스톱모션 제작사의 규모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스톱모션 전문집단으로서 콤마스튜디오의 면모는 스텝구성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제작에 있어, 제작인력의 숙련도는 결과물에 적지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아날로그적 요소가 강한 장르성격에서 기인한 것이죠. 이 부분은 최신 기계나 기술로도 극복하기 힘듭니다.

콤마스튜디오는 애니메이팅, 모델링, 퍼펫, 세트, 채색, 편집 등 팀 호흡을 오랫동안 맞춘 전문스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대부분 업계경력은 10년 이상이며 시리즈물과 장편을 비롯한 여러 작품에 참여한 경험이 많은 인력들이죠. 타 업계에서는 당연한 인적구성일지 모르지만, 우리 업계에서는 그리 일반적이지 않습니다.

양종표 감독은 1990년대 끝자락쯤 MG월드란 회사에서 스톱모션 업계의 경력을 시작하였습니다. 2000년대 후반, 중국으로 양감독이 소속된 ‘팡고’가 이전하면서 콤마스튜디오를 창립했습니다. 새롭게 시작한 스튜디오라 외부에서는 아직 생소합니다. 그러나 이미 업계에서는 ‘양장’이란 별칭으로 양감독의 실력은 소문 나 있습니다. 일본까지도 말이죠.

조용하고 차분한 양 감독과 이 감독의 성격만큼 소리소문없는 콤마스튜디오는 제작능력뿐만 아니라 매출이나 규모 면에서 국내 스튜디오의 기준을 넘어섰습니다. 스톱모션인의 한사람으로 이런 세계적인 규모의 스튜디오를 국내에서 볼 수 있어 정말 기쁩니다.

2000년 초 제가 작업한 관절뼈대를 제대로 평가해 줄 한국 시장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테스트와 작품활동을 해외에서 시작했죠. 그 당시만 해도 영미권에서는 한국에 스톱모션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곤란한 상황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때 해외 시장에서 받은 설움과 무시를 떠올리면 정말 분통이….. 그런 일을 생길 때마다 마음속으로 실력 있는 자생 스튜디오가 나오기를 정말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업계 전통이 만들어지기가 이리 어려울 줄 몰랐습니다. 해외 누군가의 이름을 빌려 지문이 닳도록 로비하시는 감독 사칭 사장님, 스텝들 포토 폴리오 이용해 영업하시는 감독님, 투자비 들고 먹튀하신 사장님, 어려운 회사 살리느라 스텝 임금 시원하게 개인 판공비로 쓰신 사장님, 지원작을 기존꺼 재편집해서 제출하던 센스만점 감독님, 경험이니 경력이니 운운하며 제자의 치아가 다 빠지도록 부려먹은 감독님, 빨대 사장님이 정기적으로 월급 떼먹고, 팀원갈이 할 때 먼 산 보시며 봉급날 기다렸던 사람 좋은 척 팀장님, 업계 외부에서 검증 못 한다고 뭐 같은 10여 년 경력 떠벌리고 다니는 후안무치 작가 사칭님, 경쟁 하나 없는 스튜디오에서 몇 년 일하더니 대단한 장인으로 빙의하신 선배님 등 말로만 듣던 전설의 감독님, 사장님, 작가님, 팀장님, 선배님들의 등장은 업계 자체의 존폐마저 위협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너무 슬프고 화가 납니다.

이런 혼돈 시기를 뒤로하고 콤마스튜디오는 그야말로 새로운 전설을 만들고 있습니다. 스톱모션이 좋아서 이 일을 시작했고, 여러가지 작품 활동으로 노하우를 쌓았습니다. 이제 한껏 물오른 기술로 자체 컨텐츠를 만들고 있죠. 콤마스튜디오는 오롯이 현장에서 우리의 열정과 기술로 만들어진 자생 스튜디오입니다. 그리고 이 시작이 우리나라 스톱모션 전통이 세워지는 과정이라고 믿습니다. 이번 사세 확장을 통해 스텝들과 더불어 세계로 도약하는 멋진 모습을 기대합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