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커는 달리거나 점프하는 등 두 다리가 세트에서 떨어지는 상황에서 인형을 고정하기 위한 도구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워커라고 부르고, 영미권에서는 서포터나 리그란 명칭으로 정착되었습니다. 무거운 추에 알루미늄 철사를 붙이는 간단한 방법에서부터 기어의 움직임을 응용한 좀 더 복잡한 방식까지 여러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모두 다 같은 목적를 위한 도구죠.

우리나라의 경우, 한정된 제작 여건 하에 타이다운 방식(인형을 고정하기 위해 바닥에 구멍을 내고 나사로 박는 방식)의 불편함을 개선하고 예산을 절감하기 위해 위커를 사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현재의 제작 시스템에서는 이미지 합성을 위해서도 워커를 많이 사용합니다.

이 글은 저렴한 워커 대용품에 대한 포스트입니다. 진화된 형태인 기어로 구성된 워커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설명하겠습니다.

가장 저렴이 버전의 워커는 앞에서 잠깐 언급한 알루미늄 철사를 무게가 나가는 금속에 에폭시 퍼티로 접착시키는 방식입니다. 보기에는 허접스럽지만 의외로 효율적인 워커입니다. 현장에서도 이 방식의 워커로 인형을 고정하고 액팅합니다.

제가 제작한 저렴이 워커는 테스트 겸 개인 용도로, 제 작업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로 만들었습니다. 그렇지만 꼭 이렇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단단히 고정되고 움직임만 좋다면, 어떤 방식이든 상관은 없습니다.


제가 만든 저럼이 워커에서는 마그네틱 베이스를 이용했습니다. 마그네틱 베이스는 산업용 측정 도구를 달기 위한 공구입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레버가 달린 사각형 부분이 자석이라 마그네틱이란 이름으로 불리죠. 사각형 부분이 꽤 무겁습니다. 싼 것은 칠팔천 원짜리부터 비싼 것은 백만 원이 넘는 것도 있죠. 저렴하고 기본적인 마그네틱 베이스는 주로 힌지 방식이지만, 비싼 것일수록 좀 더 유연한 볼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기본 기능만 필요하니, 굳이 비싼 베이스를 구입할 필요는 없습니다. 저는 팔천 원을 주고 청계천에서 베이스를 샀습니다.

제가 마그네틱 베이스를 사용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저렴한 가격
2. 인형의 무게를 지탱해 줄 수 있는 적당한 무게
3. 타공판 세트에 붙을 정도의 강한 자력
4. 쉽게 금속을 붙여 무게를 늘일 수 있는 온오프 자석
5. 각도 조절 가능

위 사진 가운데 있는 타원형 검은색 핸들 부분까지가 마그네틱 베이스에 달린 기본 부품이고, 노란색 황동 부분부터 좌측 끝까지는 제가 만든 겁니다.

위 사진에서 황동 봉을 끼운 맨 좌측 힌지 부분을 자세히 보면, 두 가지 규격의 봉을 끼울 수 있는 구멍들이 있습니다. 굳이 위처럼 구멍에 봉이 꼭 맞게 제작할 필요는 없습니다. 느슨하게 들어가더라도 봉을 무는 부분이 이중으로 바이스 역할을 해서 작은 치수도 잘 잡습니다. 봉은 호미 화방이나 알파에서 파는 황동이나 알루미늄 봉을 구입하면 됩니다.

검은색 테이프는 반사가 많이 나면 붙이세요. 은색 도금이라 반사가 심하면 도색하는 것이 제일 나을 듯합니다.

베이스를 산 후 고민해야 할 부분은 인형과 워커를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관절뼈대 제작자이기 때문에, 인형 사진보다는 뼈대 자체의 사진이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인형이 아닌, 뼈대의 골반 부분에 볼 조인트를 달아서 워커에 연결했습니다. 이는 워커에 인형으 연결하는 방식보다 더 직접적인 방식입니다.

인형을 워커에 연결할 경우, 스튜디오에서 많이 사용하는 K&S 브라스 튜브나 알루미늄 튜브를 사용하면 됩니다(호미나 알파에서 구입하세요). K&S 튜브의 사이즈 차이를 이용해서 한 치수 큰 튜브와 한 치수 작은 튜브를 서로 끼우고 사용하면 됩니다.

마그네틱 베이스 워커는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게 응용하여 사용할 수 있다는 커다란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레버로 자성을 온오프 조절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작업실에 있는 한두 가지 재료를 연결하면 제가 만든 워커와는 다른 버전이 나올 수 있습니다. 단점이라면 베이스 면적이 좁다 보니 타공판 세트가 아니면 쉽게 쓰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면적이 좀 더 넓은 철판을 쓰면 해결되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세트바닥이 연질인 경우, 워커의 무게로 인해 바닥에 자국이 남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워커를 사용할 때에는 다음 사항을 주의해야 합니다. 타원형의 검정 핸들을 너무 꽉 조이고 또 풀기를 반복하면 핸들이 깨져버립니다. 만약의 경우를 위해서 여벌로 핸들을 살 수 있으면 미리 몇 개 사두는 것도 좋습니다.

제 작업실을 뒤져보니 다른 버전의 단순한 워커가 몇 가지 보이네요. 추후에 하나씩 포스트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