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시장 상황을 대변하듯 미국의 항공사 광고는 자동차 광고와 더불어 연간 제작 편수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다양하고 창의적인 광고를 많이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항공사가 실사를 기본으로 한 광고물을 제작하는 데 반해, 유나이티드 항공은 꾸준히 스톱모션과 컴퓨터 그래픽, 실험적인 애니메이션을 사용해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클레이 페인팅으로 아카데미 상을 수상한 존 그라츠 감독이나 NFBC의 스타 감독 이슈 파텔 등 마스터급 작가를 초빙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만들어 내거나, 과감하게 신진 작가를 기용해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광고를 제작하고 있는 것입니다.

첫 영상은 유나이티드 항공의 광고 캠페인 <It’s time to fly>의 일환으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에 맞춰 런칭한 TV 광고 <Sea Orchestra>편입니다. 남아공의 ‘Shy the Sun’이란 연출팀이 손으로 그린 텍스처, 컴퓨터 애니메이션 캐릭터 및 하늘·산호초·물 사진을 이용하여 제작하였죠.

위 영상은 같은 캠페인의 다른 광고 <Two Worlds>편입니다. 흑백과 컬러의 다른 두 세계를 보여준 이 광고는 노르웨이와 일본 작가로 구성된 ‘SSSR’이란 팀과 프랑스의 Gaelle Denis 감독의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컴퓨터 그래픽을 메인으로 하였고, 실사와 매트 페인팅도 사용하였습니다. 특이한 점은, 매트 촬영을 하기 위해 사용한 매트가 우리가 흔히 식재료로 알고 있는 라이스페이퍼라고 합니다.

 

위에 링크된 두 편의 컷아웃(Cut-Out) 작품은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Jamie Caliri 감독과 그의 팀원들이 종이로 된 퍼펫과 미니어쳐를 사용하여 제작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입니다.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실사영화와 뮤직비디오도 제작하는 Jamie Caliri 감독은 2004년 <레모니 스니켓의 위험한 대결>의 타이틀 신을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아래의 두 작품은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컷아웃 기법의 수작으로 손꼽히고 있죠.

유나이티드 항공의 광고를 보면 하나의 단편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느낌이 납니다. 그러한 이유 중 하나는 광고제작 방식에서 기인합니다. 광고에 작가의 역량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 홍보 컨셉만을 작가에게 제시하고, 작가가 자신만의 스타일로 광고를 풀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작 방식이었다고 합니다. 캐나다영화위원회의 간판스타인 이슈 파텔 감독은 이러한 자유로운 제작 방식을 통해 광고에 작품성과 깊이를 더하게 됩니다.

이슈 파텔 감독은 인도 출신으로 캐나다에서 활동하며 다양한 실험 작품을 내놓는 거장입니다. 셀 애니메이션과 구슬 비즈, 샌드 애니메이션과 클레이 페인팅 등 다양한 표현 방식과 기법적인 실험으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감독입니다. 위 영상에서 파텔 감독의 스타일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글의 마지막을 장식할 주인공은 소문으로만 들었던 감독입니다.이 분은 폴란드의 Aleksandra Korejwo라는 애니메이션 감독입니다. 어느 해인가 페스티벌의 심사위원으로 왔던 친구에게 동유럽 쪽에서 소금으로 애니메이션 만드는 감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떤 작품인지 많이 궁금했었죠. 막연하게 샌드 애니메이션과 비슷할 거라는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환상적인 이미지를 창조할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 감독이 제작한 유나이티드 항공의 <Butterfly>편 광고입니다.